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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소방서 119 구조대 이창진 소방관 - 가장 절박한 순간, 가장 가까운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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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소방서 119구조대 이창진 소방관-가장절박한 순간, 가장 가까운 곳에

글 김정아 사진 장은주

우리는 위기의 순간, 간절히 기도한다. 누군가 이 상황을 알기를, 어디선가 도움의 손길이 나타나기를. 이러한 간절한 바람에 가장 먼저 망설임 없이 달려가는 이들이 있다. 바로 119 구조대원들이다. 화천소방서 119 구조대이창진 소방관 역시 누군가의 가장 절박한 순간에 손을 내밀기 위해 오늘도 출동을 준비한다.

“현장에 출동해 보면 생사가 오가는 위급한 순간도 있지만, 아무 일도 없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물론 다행이죠. 하지만 불필요한 출동으로 인해 정작 도움이 절실한 현장에 도착 시간이 늦어진다면, 그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습니다.”

올해로 소방관이 된 지 19년 차인 이창진소방관. 특전사 출신답게 체력은 물론 정신력도 강하지만,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제때 전하지 못하는 상황은 그의 마음을 무너지게 한다. 구조대원에게 몇 분이란 한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좌우하는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산속인데 갑자기 움직일 수 없다고 해서 출동했건만 ‘순간적으로 쥐가 났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벌떼가 집안으로 들어왔다고 했건만 막상 가보면 한 마리 정도일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구조대원들은 어떤 신고도 가볍게 여길 수 없죠.누군가에게는 바로 그 순간이, 가장 절박한 순간일 수 있으니까요.”

두려움보다 앞서는 ‘책임감’

2019년 강원도 화천으로 발령받기 전까지 이 소방관은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근무했다. 지역마다 신고 유형에도 차이가 있는데, 공장이 많은 남양주에서는 유독 화재 출동이 많았다고 한다. 19년 동안 수많은 사고 현장을 누빈 베테랑이지만, 화재 현장만큼은 여전히 신참 때처럼 긴장된다. 한 치 앞조차 내다보기 어렵게 하는 연기와 뜨거운 열기, 언제 어떻게 불길이 바뀔지 모르는 위험 앞에서 소방관이라고 두렵지 않을까. 다만 그 두려움보다 ‘위험 속에서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구조해야 한다’는 그 책임감이 그를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만든다.

매일 위험한 순간을 겪어야 하는 직업이기에 가족의 걱정도 크지 않을까? 하지만 이창진 소방관에게는 누구보다 그의 일을 잘 이해해 주는 든든한 동료이자 가족인 아내가 있다.

“아내도 강원도 홍천에서 구급대원으로 일하고 있어요. 같은 소방관이다 보니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오늘 출동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또 얼마나 위험한 순간을 겪었을지 짐작하죠. 집에 돌아오면 ‘오늘도 고생했다’라고 서로 위로하고 격려해 줘요. 아마 혼자였다면, 이 일이 더 외롭고 힘들었겠죠. 저에게 가족은 가장 강하고 안전한 보호 장비입니다.”

최근 그에게는 또하나의 든든한 보호장비가 생겼다. 바로 메트라이프생명에서 소방관을 위해 출시한 상품이다.

“소방관은 보험사에서 가입에 제약이 있는 경우가 많은 직군인데, 소방관을 위한 상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하죠. 무엇보다 제가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아픈 동료 소방관을 돕는 데도 보탬이 된다고 하니 더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고맙다’는 한마디가 주는 힘

소방관 일이 자신의 적성에 꼭 맞는 천직 같다고 말하는 이창진 소방관. 하지만 19년간 한결같이 현장을 지켜온 그에게도 때때로 힘이 빠지는 순간은 있다.

위험을 무릅쓰고 최선을 다해 구조를 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때나, 절차에 따라 움직였지만 불만의 목소리가 들릴 때면 마음까지 지치게 된다.

“어떤 현장이든 소방관들은 생명을 구하고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요. 하지만 모든 상황이 저희가 바라는 대로 끝나는 것은 아니에요. 강원도는 산이 많아 추락이나 실종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데, 산악 구조는 길이 험한 데다 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곳도 많아 접근 자체가 쉽지 않아요. 어렵게 현장에 도착해 헬기로 구조했지만, 이송 도중 결국 돌아가신 경우도 있죠. 그럴 때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어요.”

그럼에도 이창진 소방관이 다시 힘을 내서 또 다른 구조 현장으로 가는 것은, 그의 손길을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

“모든 소방관은 같은 마음일 거예요. 어떤 보상이나 명예를 얻기 위해서라기보다, 우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어떤 위험한 현장이라도 마다하지 않는 거죠. 구조를 마치고 나서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그걸로 충분해요. 간혹 시간이 한참 지나고 그때의 일이 기억나 오시는 분들도 계시고, 아무런 도움도 받은 적 없는데 불쑥 찾아오셔서 음료를 건네고 가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내가 도움이 됐다는 것, 그것이 이 일을 계속하게 하는 힘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