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stomer & Claim Story

천리포수목원 김건호 원장-자연을 품은 시간, 자연을 닮은 마음

5 Min Read
천리포수목원 김건호 원장-자연을 품은 시간, 자연을 닮은 마음

‘자연에서의 삶’을 꿈꾸는 사람은 많지만,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계절이 바뀌면 산에 오르고, 종종 주변 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어쩌면 자연을 품지 못하는 아쉬움을 채우기 위함일지 모른다. 그 자연 속에서 평생을 보내며,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지키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천리포수목원 김건호 원장이다.

 

“대학 시절 천리포수목원으로 실습을 왔었어요. 처음 방문한 곳이었는데, 책에서만 보던 식물들이 모두 제 눈앞에 펼쳐져 있는 거예요. 그 순간 ‘이곳에서 식물 공부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의 생각대로 평생을 천리포수목원에서 지내고 있습니다.”1997년 천리포수목원에 입사한 김건호 원장은 자원식물연구소, 식물부, 기획경영부, 교육연구부 등을 거쳐 2022년 제9대 천리포수목원장으로 취임했다. 내부에서 승진한 첫 번째 원장이라는 타이틀이 부담도 됐지만, 오랜 기간 천리포수목원과 함께했기에 부담의 무게보다 수목원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 컸다. 

 

자연 그대로를 지키는 수목원

김건호 원장이 천리포수목원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자연의 모습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어서다. 인위적으로 관리하고 보호하는 수목원과 달리 천리포수목원은, 단지 변화에 대한 기록만 하면서 섭리대로 잘 자라도록 자연을 곁에서 지켜본다. 그래서일까? 화려함은 없지만 이곳의 꽃과 나무는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준다. 

 

“방송국에서 세트 작업을 하시는 분이 있는데, 일이 끝나면 항상 수목원에 오세요. 자신이 있는 곳은 모두 가짜인데 이곳에는 ‘진짜’가 있다고. 그래서 이곳에 오면 허전한 마음이 채워진다고 하시더군요. 평생 부와 명예를 좇은 사람들도, 결국 최종에는 자연을 찾더라고요. 그것이 바로 자연의 힘 아닐까요? 우리가 자연을 지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천리포수목원은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인으로 귀화한 민병갈(Carl Ferris Miller) 씨가 1970년에 설립한 최초의 사립 수목원이다. 당시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땅에는 소금기가 가득한 척박한 환경이었지만,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어린나무 한 그루 등을 옮겨 심어 지금의 울창한 숲을 일궜다. 현재 이곳은 국내에서 최다 식물종을 보유한 수목원으로, 1만 6,895분류군(2024년 12월 기준)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특히 목련, 호랑가시나무, 무궁화, 동백나무, 단풍나무 등 5속 식물을 중점적으로 수집해 보전 및 연구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00년, 국제수목학회에서 아시아 최초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정받았다. 

 

이처럼 천리포수목원이 자연 그대로의 매력을 간직할 수 있었던 것은, 설립 후 40여 년간 연구 목적 이외에는 개방하지 않은 덕분일 것이다. 하지만 ‘나무 한 그루가 훼손되면, 열 그루를 심는다’라는 설립자의 정신을 계승해 발전시키면서도, 더 많은 사람과 자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나누고자 2009년부터는 일부를 공개하고 있다. 

 

“공개된 곳은 전체 18만 평 중 약 2만 평에 해당합니다. 다른 공간은 멸종 위기 식물종과 파괴되고 있는 서식지의 보전·복원을 위해 비공개로 하고 있죠. 사람들이 더 오랫동안 자연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도록 귀중한 식물 자원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수목원 전문가 교육, 후원회 조성 등의 활동도 결국 식물들이 자연 그대로 자랄 수 있도록 지켜주기 위함입니다.”

 

모두가 함께 행복해야 진짜 행복

아무리 편안하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해도, 함께 나누지 못하면 결국 멈추게 된다. 김건호 원장은 천리포수목원의 아름다움을, 자연이 주는 편안함을 더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맛있는 것도 먹어본 사람이 알 듯, 자연의 매력도 느껴본 사람이 압니다. 한 번이라도 그 아름다움을 경험해야 다시 찾게 되고,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되죠. 아주 잠깐이라도 수목원에 머물러보면, 또다시 오지 않을 수 없을 거예요. 우리끼리만 지키는 수목원이 아닌, 함께 지키고 만드는 천리포수목원이 되길 바라죠.” 

 

김 원장은 이러한 바람을 젊은 직원들과의 소통으로 하나씩 이뤄나가고 있다. 지금 수목원은, 다소 정체돼 있고 지루한 느낌에서 벗어나 감각적이고 재미있는 공간으로 변신하는 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열린 북페어다. 답답한 실내 공간이 아닌, 가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수목원에서 열린 최초의 책 축제로, 올해 10월 말에도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식물에 대해서는 제가 더 많이 알겠지만, 사람들에게 식물의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방법은 젊은 직원들이 더 전문가죠. 그래서 그들의 말을 많이 듣고, 최대한 지지해 주고 있어요. 자연을 사랑하는 방법은 다양하잖아요. 일할 때 행복하고, 혼자가 아니라 함께 행복해야 진짜 행복이죠.”

 

오래전부터 메트라이프생명과 인연을 이어온 김 원장이 직원들을 위해 연금과 금융 교육을 마련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자신은 다행히 메트라이프생명을 통해 노후 준비를 든든하게 했지만, 젊은 직원들은 아직 먼 미래라 생각하고 전혀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어 도와주고 싶었다고. 재무 설계에 있어서는 그 역시 전문가가 아니기에 메트라이프생명 전문가에게 금융 교육을 요청해 진행했다고 한다. 

 

“미래에 대한 준비가 되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더 행복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천리포수목원의 전 직원, 수목원의 식물들, 그리고 수목원을 찾아주는 모든 사람이 행복했으면 합니다. 자연만큼 신비하고 소중한 것이 없습니다. 그 행복을 모든 이들이 경험하고 느껴볼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