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stomer & Claim Story

맛과 멋이 살아있는 친정엄마의 부엌 - 풀각시반찬 우정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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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04, 2023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좋은 재료, 요리사의 손맛과 마음, 음식의 모양 등 여러 요소가 하나로 일치할 때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풀각시반찬’이 포항 시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언제부터인가 집 근처 건물마다 간판이 붙어있을 정도로 반찬가게가 많아졌다. 식구 수가 적다 보니 직접 조리해 먹는 것보다 사서 먹는 것이 가성비가 좋은 데다 코로나19로 외식을 꺼리면서 ‘반찬가게’ 전성시대가 열린 것. 그러나 지금은 경쟁이 너무 심해서인지 하나둘 조용히 사라지는 느낌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풀각시반찬’은 해마다 매출량이 늘어나면서 포항을 대표하는 반찬가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결은 무엇일까? 우정숙 대표는 ‘음식에 대한 관심’이라고 말한다.

 

“시들어서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식물도 조금만 관심을 두고 관리해 주면 다시 살아나요. ‘관심’에는 사랑, 노력, 배려 등 모든 것이 포함돼 있죠. 전 음식에 관심을 가지고 계속 노력하고, 이 음식을 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해요. 그래서 고객들이 저희 풀각시반찬을 찾아주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국내산 재료로 만든 정직한 음식

 

사실 밖에서 먹는 음식 대부분은 짜고 달다. 한편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자극적인 음식이 친숙한 젊은 고객들에게 맞추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보니 레시피가 모두 똑같고, 메뉴나 맛도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우정숙 대표가 만드는 풀각시반찬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처음 식당을 운영할 때부터 나름 지켜온 것이 있다면, 모든 음식을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만들자는 것이었죠. 자극적인 음식은 입맛을 당길 수는 있지만, 건강은 밀어내죠. 맛도 있고, 건강도 지킬 수 있는 음식을 만들려고 합니다.”

 

우 대표는 제철 식재료의 건강함을 믿는다. 된장, 고추장, 간장 등 국내산 재료로 직접 담근 전통 장을 활용해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메뉴를 늘 연구한다. 그중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대표 음식은 바로 ‘장아찌’다. 일반적으로 장아찌는 짭짤한 맛에 즐기는, 입맛 없는 여름철 인기 메뉴다. 하지만 짠맛이 강해 혹시 건강에 나쁘지 않을까 걱정하는 고객도 많았다. 이에 우정숙 대표는 오이, 고추, 곤드레,돼지감자, 황금팽이버섯 등 다양한 식재료로 저염장아찌를 담가 맛은 물론 건강까지 생각한 메뉴를 선보였다.

풀각시반찬 우정숙 대표

“한 달에 2~3번 사찰 음식을 비롯해 이색 메뉴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찾아다니고 있어요. 요리 관련 책이나 유튜브, SNS도 수시로 보는 편이죠. 아무래도 정기적으로 찾는 고객이 많고 고객 연령대가 다양하다 보니 메뉴도 다양해야 해요. 특히 주 고객의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요즘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메뉴에 대해 많이 찾아보죠. 그런 부분은 딸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카페 같은 분위기의 반찬가게

 

풀각시반찬을 처음 방문하는 고객은 입구에서 잠시 머뭇거리게 된다. 분명 반찬가게로 알고 찾아왔는데, 야생화로 가득한 외관이 마치 카페를 연상케 한다.“

 

처음 반찬가게를 시작할 당시 꿈꿨던 것이 카페 같은 반찬가게였죠. 그래서 한쪽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을 두고, 누구나 편하게 들어와 쉬어갈 수 있는 곳으로 꾸미고 싶었어요.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공간의 활용이 낮아지고, 반찬 주문량이 많아지면서 지금의 넓은 공간으로 옮겨왔습니다. 그래도 깔끔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나름 신경을 썼죠.”

 

직접 매장에 오지 못하는 고객들은 인스타그램, 네이버 밴드 등을 통해 우 대표의 요리를 만난다. 맛은 당연하고, 고객들이 풀각시반찬을 찾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플레이팅이다. 식당을 운영할 당시, 반찬만 따로 판매해 달라는 손님들의 요청에 따라 개인 메신저와 SNS를 통해 반찬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우정숙대표는 아주 기본적인 반찬도 맛깔스러운 플레이팅으로 고객들의 눈을 먼저 사로잡았다.

 

“어머니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손님상이 아니더라도, 가족끼리 아주 평범하고 소박한 반찬을 먹을때도 늘 예쁜 그릇에 담아 차려주셨어요. 똑같은 음식이라도 어떻게 차려내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게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반찬을 소개할 때 담음새에 신경을 썼더니 반찬을 받은 고객들도 예쁘게 플레이팅해서 후기를 남겨주시면서 입소문이 더 난 것 같아요.”

 

음식을 대하는 것처럼, 모든 일에 ‘마음’이 가장 먼저인 우정숙 대표. 그가 메트라이프생명과 인연을 맺은 것도 바로 ‘마음’ 때문이다. 담당 재무설계사와는 27년 전, 큰아이 친구의 엄마로 만났다. 학부모 사이로 만나 그 긴 세월을 함께했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현재 우 대표는 가족 3대의 재무 관리를 온전히 믿고 맡기고 있다.

 

“음식에 관심이 많기에 풀각시반찬을 운영하면서 매일매일 행복해요. 그 마음이 고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반찬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닌, 마치 친정엄마의 부엌에서 마음이 담긴 음식을 챙겨가는 편안한 기분이 드는, 그런 공간으로 계속 남고 싶습니다.”